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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

인공지능 vs 인간지능

1.
누구에게나 그러하겠지만 나에게도 가족이 있다.
그리고 미술관련된 전공을 하는 조카들이 있다.
그 조카 중 하나가 최근의 인공지능 사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건너건너 듣게 되었다.
기분이 여러모로 개운하지가 않다.

2.
이 글을 쓰기 전, 이전에도 비슷한 얘기를 했던 것 같은 기억이 나서 몇 개 되지도 않는 글들을 뒤적여봤다.
얼마 전에 쓴 글이라 생각했는데 그게 1년도 더 전에 썼던 글이었다.
'아 세월 참 빠르네'

3.
요즘 흔히들 말하는 인공지능, 가장 많이 언급하는 LLM의 발전이 진짜 가파른 그래프를 그리며 가속화되는 걸 실시간으로 체감하고 있다.
진짜 말 그대로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기능들, 기술들이 쏟아져나온다.
LLM을 개발하는 입장도 아니고 선택해서 사용하는 유저 입장에서 이 정도면 대체 얼마나 빠른 걸까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4.
이러한 것들을 기존의 다른 기술들의 발전과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LLM은 뇌다.
인간의 뇌를 대체할 가공된 뇌의 발달에 속도가 붙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로봇의 발전이 충족되지 않았기에 아직은 지식 분야에서 인간의 일자리만 위협을 받고 있지만 로봇까지 충족되면 사실상 인간이 실제 업무에서 뭔가를 담당할 비율은 현저하게 떨어질 것이다.

5.
조카가 나와는 다르게 감성적인 아이라 대놓고 말은 못하겠지만 그렇다고 가만있자니 너무 갑갑해서 내 블로그와서 주절거린다.
나이먹고 나서 점점 접할수 있는 사람의 범위가 줄어들면서 예전만큼 여러 부류의 사람을 만나보지는 못해서 명확하지는 않지만 특히나 미술쪽 사람들의 반발이 강렬한 것 같다.
뭐 생계의 위협이 현실이 된 상황이니 인간적으로는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으나 뭔가 뭔가하는 부분들이 상당히 많다.
그런데 그들 주장의 핵심적인 맹점은 AI가 만들어 낸 이미지를 무슨 카피나 트레이싱 수준으로 생각한다는 점이다.
이건 완전히 틀린 생각이고 이러한 시각으로 자신의 주장을 펼쳐나가면 결국 완벽하게 꼬꾸라질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그냥 학습 능력이 뛰어나서 특정한 화풍 혹은 스타일을 학습한 후에 이미지를 만들어냈을 때 똑같아 보일수는 있지만 그건 "복사"한게 아니라 "똑같이 그린 것"이다.
어린 학생이 르누와르 화풍을 연습(학습)해서 같은 느낌을 낸다고 복사했다고 하나?
재능이 있다고 칭찬하며 더 열심히 하라고 북돋아 줄 것이다.
인공지능에게 완전히 똑같은 시선을 요구하는 것도 미친 짓이지만 시선 이전에 실제 벌어지는 행위에 대한 이해는 있어야한다고 본다.

6.
결국 모든 것은 돈이 얽혀있기에 발생하는 문제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빠르고 정확하고 딸깍으로 손쉽게 솔루션을 제공해준다 한들 그게 인간이 하는 작업비용의 1000배라 하면 아무도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결국에는 인간보다 훨씬 더 적은 비용에, 훨씬 더 적은 리스크와 변동성으로 인공지능의 결과물이 뛰어날 거라는 점이다.
이건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이건 댐에서 터진 강력한 물줄기마냥 막을 수 없는 흐름이다.

7.
종국에는 인간이 프로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건 실질적으로 전체 인류 상위 0.000001% 정도의 극소수만 가능하고 나머지 절대 대다수는 그냥 인공지능이 이끌어가는대로 가고 로봇이 위험하고 힘든 일들을 도맡아 할 것이고 인간의 가장 큰 역할은 안정적인 소비주체가 되는 것 이상은 없을 것이다.
물론 이건 희망편이고 그전에 대환장 유니버스 발생으로 인류 초기화가 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고 있기는 하다.
애초에 학습 데이터 이식이 딸깍으로 되는 인공지능과 태어나서 지금까지 발전된 모든 기록들을 학습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연구해야하는 인간지능의 차이는 비교가 안된다.
흔히들 금수저 비난(?)할 때 많이 쓰이던 출발점도 다르거니와 달리는 속도부터 아예 다르고 기계는 지치지도 않는다.

8.
이거저거 해보려고 뭘 알아볼수록 진짜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것들이 튀어나오는데 그냥 하나 선택해서 진득하니 뭘 하자니 새로운 것의 성능이 비교가 안되게 뛰어나서 그럴수도 없고 이래저래 상당히 피곤한 상황이다.
이럴 땐 그냥 뇌리셋 누른 상태로 대충 아는 것 중에 가장 나은거 선택해서 일단 뭐라도 하는게 정답일 것이다, 여태 살아온 경험에 미뤄보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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